카카오 '공동체', 주가도 동반 하락…카카오 '사총사' 주가 향방은

중앙일보

입력 2022.10.17 18:10

수정 2022.10.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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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그룹주가 급락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카카오 주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지난 주말 발생한 서비스 장애 여파로 카카오뿐 아니라 계열사 주식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15일 발생한 SK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공동체'로 불리는 계열사 서비스 대부분이 중단되면서 '카카오' 브랜드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여기에 향후 플랫폼 기업을 향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카카오 그룹주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고 있다. 
 
17일 카카오 '사총사(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3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카카오는 6.61% 떨어진 4만8000원에 개장해 장중 9.53%까지 급락했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4.16%)·카카오뱅크(-5.14%)·카카오게임즈(-2.22%)도 하락 마감했다. 판교 데이터센터의 운영에 책임이 있는 SKC&C의 지주사인 SK 주가도 3.64% 하락한 19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네이버는 장중 3.02%까지 떨어진 뒤 하락 폭을 만회하며 0.91% 오른 16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에서도 일부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지만, 카카오보다 규모가 적은 데다 복구가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가 발생했던 카카오가 지난 16일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 센터장이자 카카오 각자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전환 출범한 것이다. 사진은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 사총사, 연초대비 57~80% 하락 

가뜩이나 연초대비 50% 이상씩 하락한 카카오 그룹주가 서비스 장애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를 1조9997억원어치(개인 순매수 3위) 순매수했다. 카카오뱅크(1조1118억원), 카카오페이(4335억원), 카카오게임즈(3493억원)에도 개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이 기간 카카오의 주가는 57.1%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58.9%)·카카오뱅크(-72%)·카카오페이(-80.2%)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내렸다. 
 

"브랜드 프리미엄 퇴색, 성장 동력 확보 차질"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가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카카오 그룹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는 당장 서비스 중단으로 발생한 카카오의 매출 손실을 150억~22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광고·이커머스·콘텐트 등 카카오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서 총체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향후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리면서 성장 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증권가는 카카오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내렸다. 
 
신뢰가 중요한 은행·증권 등의 금융 사업 영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다른 계열사와 달리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어 서비스 장애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언제 카카오뱅크에 돈이 묶일지 불안해 돈을 인출했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업에 있어 '신뢰'는 매우 중요한 가치"라며 "카카오 사태로 인해 생긴 투자자와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지 못하면 주가는 약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플랫폼 기업 전반에 대한 '규제의 칼날'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 정도일 때는 국민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훈 연구원은 "정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번 서비스 장애를 비롯해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의 강도가 높아지면 플랫폼 기업 전반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의 영향력을 재확인했다는 차원에서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