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연속된 도발과 관련해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1976년 판문점에서 일어난 북한의 도끼 만행 사건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했던 말인데 이를 인용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도 “김정은의 생존전략이 분명해졌다. 동북아의 ‘미친개’가 돼서 미국, 한국, 일본과 죽도록 맞서 싸우겠다는 전략”이라고 썼다.
김문수 발언도 옹호한 정진석
정 위원장의 메시지는 국민의힘 ‘투 톱’ 중 다른 한 명인 주호영 원내대표와 대비되며 더 주목받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지난해 9월이 마지막일 정도로 공식 회의 모두발언 외엔 메시지를 자제하고 있다. 반면 정 위원장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정 위원장 측 관계자는 “여당 대표가 정부를 지원하고, 야당 공격엔 방어하는 메시지를 내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 위원장이 ‘관리형 비대위’보다는 ‘혁신형 비대위’에 가깝게 비대위를 운영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활동 반경도 넓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핵관 2선 후퇴 때문?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등 윤 대통령의 정치 시작 초반엔 ‘친윤’ 핵심으로 꼽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입당 뒤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윤핵관’들이 차지했다. 비대위원장으로 당 권력의 정점에 오른 정 위원장이 다시 ‘친윤’계 핵심으로 부상하려고 한다는 게 당 일각의 시각이다. 실제 정 위원장의 최근 메시지를 보면 김문수 위원장 옹호 등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과 거리를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
다만 비대위원장의 메시지가 너무 앞서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 대표 역할을 하는 비대위원장의 메시지가 너무 세면 야당과의 대화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 대표가 친일 프레임을 제기하자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식민사관이라는 야당의 반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