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위원장은 17일 오전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최근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늘 한국보다 한두 달 정도 유행이 빨랐다”며 “아직 얼마나 (확진자가) 증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패턴을 따라간다면 우리도 아마 한 달 혹은 두 달 뒤 꽤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모두 확진자가 한달 전 보다 늘어났다.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를 비교하면 9월 17일에만 해도 ▶프랑스 376명 ▶독일 390명 ▶이탈리아 274명으로 안정적인 상황이었지만 약 한 달 뒤인 10월 14일에는 ▶프랑스 836명 ▶독일 1130명 ▶이탈리아 707명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정 위원장은 이들은 한국 못지않게 백신 접종률이 높음에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유행이 늦어질 수도, 안 올 수도 있지만, 준비는 조금 과하게,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6월 이전 확진자·8월 이전 접종자 면역력 빨간불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6월 첫째 주 이후 확진된 약 700만명과 항체 검사에서 나타난 ‘숨은 감염자’(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감염자) 약 350만명, 8월 첫째 주 이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약 230만명 등 약 1300만명 정도는 12월까지 방어력을 이어갈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나머지 3800만명은 방어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60세 이상 고위험군 중 초근 감염이 안 됐거나 백신을 오래 전에 맞은 분들읒 이번 동절기 개량백신을 맞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트윈데믹(코로나와 독감 동시 유행)에 대비해 “독감 백신에 코로나19 백신을 더해 두 개를 다 같이 맞으면 이번 겨울을 잘 보내고 화창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문위, 감염병 위기단계·등급 조정 논의
정 위원장은 “경계 단계로 내리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해체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체제로 들어가는데, 아직은 국민적 관심이 많고 여러 부처가 협력해야 하므로 중대본 해체 시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정 시기를 특정하기보다는, 동절기 개량 백신을 많이 맞아 7차 유행이 매우 약하게 오게 한다면 7차 유행 전이라도 단계적인 완화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1040명이다. 1주일 전(10일) 8975명보다 2063명(23%) 증가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나흘째다. 정 위원장은 “지금은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고 본다”며 “겨울철이 되면서 지금부터는 증가할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