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충청대망론’…고(故) 이완구 전 총리 1주기 추도식

중앙일보

입력 2022.10.14 13:15

수정 2022.10.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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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충청 대망론’. 지난해 10월 14일 타계한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후배 정치인과 측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고인은 생전 충청권을 대표하는 유력 정치인으로 충청대망론(충청권 출신 대통령)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2015년 제43대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병이던 혈액암으로 1년 전 세상을 떠났다.

14일 충남 청양군 비봉면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 1주기 추모식에서 김태흠 충남지사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이 전 총리의 1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추모식이 14일 오전 충남 청양군 비봉면 선영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유족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돈곤 청양군수, 박수현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화를 보내 이 전 총리를 추모했다.
 

김태흠 지사 "우리 시대 큰 정치인" 추모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 총리께서는 대한민국 정치의 거목이자 후배 정치인에게는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하셨던 분”이라며 “제게는 정치적으로 큰 형님 같은 분으로 정치의 본질과 도리, 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종시 사수를 위해 지사직을 던질 만큼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대의명분을 위해 살아오셨던 우리 시대 큰 정치인”이라며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하던 풍부한 경륜과 특유의 리더십이 그립다”고 추도했다. 충남 정무부지사로 이 전 총리를 보좌했던 김태흠 지사는 강한 리더십을 닮았다며 ‘리틀 이완구’로 불리고 있다.

14일 충남 청양군 비봉면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 1주기 추모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고인을 기리며 만든 문집이 놓여 있다. [사진 충남도]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충청의 정치 거목으로 지역과 나라를 걱정하셨던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최민호 세종시장도 “세종시 사수를 위해 지사직을 사퇴하셨다. (저도) 세종시장이 된 뒤 ‘이완구 총리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장직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시장은 이완구 총리가 충남지사로 재직할 당시 행정부지사, 총리 때 비서실장을 지냈다, 
 

유족·측근들 고인 기리는 문집 발간 

이 전 총리를 따르던 시민들은 고인의 삶과 업적, 생전의 각종 일화를 담은『제43대 국무총리 이완구의 길』이라는 추모 문집도 발간했다. 비매품으로 출판된 문집 분량은 336쪽이다. 고인을 30년 가까이 보좌했던 이경헌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과 이백연 여사 등이 보관해오던 자료를 모아 만든  문집에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모습,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파기 배경,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도지사직을 버린 과정, 무죄 판결을 받은 성완종 의원 비타500 파문 등이 담겨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1주기 추도식이 14일 오전 충남 청양군 선영에서 열렸다. 정진석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앞줄 가운데)과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돈곤 청양군수 등이 맨 앞 자리에 안자 이 전 총리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 정진석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집에서 “총리를 더 오래 하셨다면 박근혜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대선 후보로 나서서 정권 재창출도 어렵지 않았을 텐데 한스러운 기억”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김재원 전 의원도 “자신에게 불화살을 쏘는 반대편에도 가슴을 열고 웃어주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015년 4월 이임식을 머치고 직원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보령해저터널 건설에도 큰 역할 

한편 충남 청양 출신인 이 전 총리는 행정고시(15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충남경찰청장(치안감)을 거쳐 3선 국회의원과 충남지사,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개통한 보령해저터널 건설과정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저터널 구간은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6.9㎞로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