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OK금융그룹 주장 차지환 "태극마크? 욕심 난다"

중앙일보

입력 2022.10.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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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율그룹 차지환. 연합뉴스

V-리그를 대표하는 날개공격수로 성장중인 OK금융그룹 차지환(26)이 태극마크에 대한 꿈을 드러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아쉬움이 컸다. 레오를 영입해 2년 연속 봄배구를 노렸지만 5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얻은 게 없진 않았다. 프로 5년차를 맞은 차지환이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부터 큰 키(2m1㎝)를 살린 힘 있는 공격으로 주목받았던 차지환은 강력한 서브를 더하면서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데뷔 후 가장 많은 398득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56.14%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차지환은 팀의 핵심이다. 레오와 함께 주포로서 활약해야 한다. 
 
차지환은 새로운 역할도 맡았다. 주장을 맡게 된 것이다. 석진욱 감독은 "정성현이가 잘 해줬지만, 리베로이다 보니 코트를 드나든다. 상대와 강하게 부딪힐 수 있는 면도 있어 지환이에게 맡겼다. 기대대로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환은 7개 구단 주장 중 가장 어리다. 그래도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차지환은 "신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후배가 3명 뿐이었다. 형들이 많다보니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며 "형들이 먼저 내게 '주장이니 강하게 얘기해도 좋다. 나이를 떠나서 눈치보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주장을 맡으면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소통이다. 차지환은 "경기 중에 감정이 상해서 등을 돌리지 않고, 먼저 갈등을 해결하고 싶다. 모든 선수가 잘하면 좋겠지만 안되는 선수도 있을 수 있는데 더 끌어주고 싶다. 내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잘 못하고 있지만 배워가고 있다"고 했다.
 
아직 어리지만 배구관도 확고하다. 차지환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얘기한 게 변화였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우승하는 팀이 하는 배구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승한다면 우리 팀의 배구가 정답이 될 것"이라고 했다.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OK금융그룹 선수단. 레오(왼쪽부터), 차지환, 석진욱 감독, 황동일, 신호진. 사진 OK금융그룹 배구단

이어 "대한항공을 이기려면 원래 하던 배구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변화를 줬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우리 배구를 즐겼다고 느낀 게 가장 큰 원동력이었고, 코트에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시즌을 그린다. 이번 시즌 OK금융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변화된 배구를 기대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자 배구는 위기다. 국제 대회 성적을 토대로 인기를 모은 여자 배구와 달리 대표팀 경쟁력이 떨어져 있다. 서서히 세대교체중인 대표팀으로선 좋은 신체조건과 패기를 갖춘 차지환 같은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 2023년엔 1년 미뤄진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차지환은 "욕심이 없는 선수는 없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인다면 언젠가는 대표팀에 부름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같은 포지션에 쟁쟁한 선배들이 있다. 쟁취할 수 있을까 의문은 있지만, 그런 목표가 있어야 승부욕이 자극된다. 선배들을 이겨볼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