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더 어렵다”…‘빅스텝’ 한국은행과 “시각차 없어”

중앙일보

입력 2022.10.13 11:44

수정 2022.10.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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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이 경제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다. 한국은행과 시각차가 없다”라고도 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한 번에 올린(빅스텝) 한은의 선택을 지지한다는 발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팔래스호텔에서 뉴욕 소재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12일(현지시간) 추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렵다”며 “(기재부가 당초 전망한) 2.5%보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훨씬 낮아질 것이다. 얼마로 할지는 상황을 더 보고 발표하겠다”고 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2%로 낮춰 잡았다. 한은은 2.1%로 전망했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에도 못 미치는 1.9%를 예상했다. 2.6%로 관측되는 올해 성장률보다 한참 낮다.
 
코로나19 후폭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물가 충격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시장 출렁임은 더 커졌다.  
 
추 부총리는 “거대한 경제 불안과 변동성 흐름은 내년까지 간다”며 “저 바람에 튼튼한 놈이 살아남는다. 집이 허름하고 약하면 강풍에 지붕 다 날아간다. 살아남으려면 튼튼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더 어려워질 텐데 그 과정에서 취약한 부문의 고통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퇴출돼야 하는 건 퇴출돼야 하지만 멀쩡한 곳이 자금 조달 문제로 쓰러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 시스템 리스트나 신용 경색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한은의 ‘빅스텝’ 결정에 대해 추 부총리는 “이견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정책 최우선은 물가 안정”이라며 “환율 안정, 금리, 물가 안정은 같이 움직이는데 중앙은행과 저의 스탠스가 똑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가 가라앉고 부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추 부총리가 한은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하지 않겠냐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추 부총리는 금리 상승으로 기업ㆍ가계 충격이 커질 것과 관련해 “한은ㆍ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과 자주 회의하면서 금융 취약계층 프로그램, 단기 시장안정 조치 등을 하고 있다”며 “금리ㆍ환율 변수 속에 나올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기간에 줄도산이 생기고 갑자기 외화자금 조달이 안 되고, 결제가 안 되는 외환위기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미국 방문 기간 한ㆍ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깜짝’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