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최근 11개 브랜드와 로고와 그래픽을 한글로 디자인해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선보이는 협업 상품을 한정 발매했다. 후드 티셔츠와 비니 등 40종이다. 타이포그래픽 작가들과 협업한 한글 아트웍 의류 등 컬렉션을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팝업스토어에서도 선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업계에 영문 로고나 텍스트를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상품이 많은데 한글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며 “한글 우수성을 알리자는 취지에 공감한 입점 브랜드와 여러 아티스트가 협력했다”고 전했다.
도미노피자는 순우리말 ‘안다미로’(그릇에 넘치도록 많이)와 ‘라온’(즐거운)을 주요 테마로 삼은 한정판 피자박스를 내놓았다. 10일까지 할인, 굿즈 증정 행사도 한다.
한글 타이포그래픽 상품, 매출 30% 높아
이마트24는 아임e 스낵 5종 패키지 디자인으로 지난 8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작 중 상위 1%를 뽑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선정됐다.
수상작은 상품 특성을 ‘샤르르고르곤졸라치즈 소프트콘’ 같은 네이밍을 한글로 입혔다. 상품 맛을 고객과 대화하듯 전달하는 타이포그래픽으로, 상품 명 활자 크기도 확대해 10m 거리에서도 볼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기존 패키지 상품 대비 매출이 1.3배 높다.
신호상 이마트24 마케팅담당 상무는 “기존 상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타이포그래픽 디자인을 시도했다”며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통·석유·금융·게임회사도 서체 마케팅
수십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서체도 있다. GS칼텍스가 독립운동가들의 필체로 만든 ‘독립 서체’다.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2019년 공개한 이래 많은 이들이 블로그에서 무료로 내려받았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도 2012년 한나체를 선보인 이래 꾸준히 서체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 빙그레(붕어싸만코체, 메로나체, 따옴체), 티몬(티움체, 몬소리체), 아모레퍼시픽(아리따 돋움체), 서울우유(서울우유체)도 서체를 내놓은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3월부터 기업 이미지(CI)에 기반한 ‘우리다움체’를 무료 배포했다. 게임사 넥슨은 지난 6월 마비노기 게임 출시 때부터 사용되는 서체(마비옛체)를 출시했다.
기업들은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서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며 기업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