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4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9조4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기업이 예금과 주식 등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은 59조6000억원에서 48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대출이나 채권발행 등으로 빌린 돈(자금 조달)이 79조원에서 95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결과다.
자금순환은 각 경제 주체 간의 금융 거래(자금흐름)를 파악한 것이다. 통상 가계는 저축과 투자로 다른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순자금운용 부분으로, 기업은 자금을 공급받는 순자금조달 부분으로 파악한다.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은 회사채 발행에서 은행 대출로 이동했다. 기업이 올해 2분기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한 금액은 56조4000억원으로 1년 전(49조3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늘었다. 특히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대출로 조달한 액수는 26조6000억원으로 1년 전(2조3000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문 팀장은 “장기 대출보다 단기 대출 금리가 유리해 기업이 단기 대출 위주로 대출을 늘린 듯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로 움직인 건 채권 발행에 따른 조달비용이 많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2분기에 회사채 금리(AA-, 3년물)가 연 1.93%로 기업대출 금리(연 2.69%)보다 낮았는데, 올해 2분기에는 회사채 금리(연 3.87%)가 대출 금리(연 3.63%)보다 높아졌다.
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가계 운용자산에선 주식에서 예·적금 등으로의 ‘역(逆) 머니무브’가 확연했다. 가계 운용자산 중 장기 저축성 예금은 2분기에만 17조5000억원 불었다. 1년 전 증가 폭(1000억원)보다 급증했다. 같은 기간 채권 투자액도 5000억원 늘며 1년 전(-5조4000억원) 증가액보다 컸다.
반면 주식 투자액은 24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1년 전(31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둔화했다. 올해 2분기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18.5%로 전 분기(20.1%)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43.1%로 전 분기(41.8%)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