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전문 소식지 럼번터에는 최근 이런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주인공은 피츠버그의 신인 배지환(23)이다. 빅리그 데뷔와 동시에 호쾌한 타격과 폭발적인 주루를 선보인 그는 내년 시즌 팀의 핵심 전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빠른 발은 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했다.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전 4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배지환은 상대 선발 잭 플래허티의 시속 149㎞ 빠른 공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타구는 2루수 앞까지 굴렀고, 배지환은 홈플레이트에서 1루까지 거리 27.43m를 3.5초에 달려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는 적시타였다.
7년 전 같은 팀에서 '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강정호(은퇴)를 떠올리게 하는 활약이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입단 첫해인 2015년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선수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배지환은 강정호와 인연이 있다. 그는 미국 진출 첫해였던 2018년부터 약 1년 반 한솥밥을 먹었다. 배지환은 지난달 2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2타점 2루타를 쳐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는데,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PNC 파크(피츠버그 홈구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성장했다. 지금은 내가 같은 장소에서 뛰고 있다. 환상적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올 시즌 배지환의 활약은 더는 볼 수 없다. 6일 세인트루이스전이 피츠버그의 2022시즌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62승 100패)에 그친 피츠버그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배지환은 10경기로 출전으로 데뷔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사구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출루율 0.405, 장타율 0.424를 기록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그는 2023년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도 키웠다는 점이 위안이다. 럼번터에는 "왜 이렇게 늦게 데뷔했나. 배지환이 등장한 시점이 시즌 말미라서 아쉽다. 내년 시즌엔 메이저리거로 시작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1번 타자로 뛰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댓글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