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결코 될 수 없다"…IAEA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중앙일보

입력 2022.10.02 15:25

수정 2022.10.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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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6차 IAEA 총회에서 채택된 이 결의안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및 IAEA의 핵 사찰·검증 수용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핵 무력 법령을 통해 핵무기의 공세적·선제적 사용을 천명하는 한편 핵 보유국 지위를 강조한 북한의 핵 무력 노선을 정면으로 규탄한 셈이다.
 

지난달 3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마지막 날 북한의 비핵화 및 핵 사찰 동의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사진은 2018년 폭파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4번 갱도 모습. 연합뉴스

이 결의안 초안에는 한국을 포함 57개국이 서명했다. 총회에서 결의안을 제출한 캐나다 수석대표는 “북한의 핵활동 징후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북한이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는 단일한 메시지를 내기 위해 이번 결의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3년 NPT를 탈퇴했고, 2009년 이후엔 핵물질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지를 검증하는 IAEA의 세이프가드 활동도 거부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선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도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 중국은 당초 결의안 내용을 일부 수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돌연 수정 의견을 철회했다. 러시아의 경우 결의안 채택에는 찬성하면서도 “결의안은 북한의 입장 등 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과 관련한 당면 문제에 실질적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6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한국에선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수석대표로 IAEA 총회에 참석했다. 오 1차관은 지난달 27일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핵 무력 법령을 채택한 이후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간 네 차례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IAEA 총회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등 7차 핵실험 동향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7차 핵실험을 위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총회에 제출한 ‘북한 세이프가드 적용 보고서’에는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및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 핵 시설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풍계리 3번 갱도 굴착 작업을 완료했고, 지난 6월엔 갱도 주변 도로 보강 작업에 나선 모습이 관측됐다. 이와 관련 그로시 사무총장은 총회 성명을 통해 “핵실험장 복원을 비롯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유감스럽고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