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날씨’를 만든 교보문고 DBS플랫폼사업단 단장 조지현(43) 상무의 말이다. 올해 5월 시작한 ‘창작의 날씨’는 신인 작가 발굴·육성을 위한 교보문고의 창작 지원 플랫폼. 누구나 작가로 등록해 창작물을 공개할 수 있는 자유연재 방식인데다, 기존 ‘웹소설’ 플랫폼들과 달리 ‘웹문학’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르를 보면 에세이·시 등도 아우를 뿐더러, 소설도 무게중심이 좀 다르다. ‘창작의 날씨’가 ‘오리지날씨’라는 이름으로 독점 연재하는 신작 코너의 첫 주자는 천선란 작가의 SF ‘살리’와 전건우 작가의 미스터리 스릴러 ‘불귀도 살인사건’. 기존 플랫폼의 인기 장르인 로맨스·로맨스판타지가 아니라 SF와 추리·미스터리·스릴러 등 이른바 ‘추미스’에 힘을 싣는 의지가 드러난다.
다음 달에는 1등 3000만원 등 총상금 1억원을 내걸고 ‘서치-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추미스·SF 공모전을 연다. 10월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창작의 날씨’에 작품을 일정 분량·회차 이상 올리는 공개 응모 방식으로, 영화 제작사 메리크리스마스가 영상화를 검토하는 후원·협찬사로 함께할 예정이다.
그는 “익숙한 모바일·플랫폼 환경에서 좀 더 양질의 문학작품을, 문학 아니라도 텍스트 콘텐트를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창작의 날씨’가 지향하는 웹문학을 “사이문학”“중간장르”등의 용어로도 설명했다. 장르만 아니라 종이책과 플랫폼,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접점이자 ‘사이’를 가리키는 의미다.
그에 따르면 현재 ‘창작의 날씨’에 올라온 작품은 700편가량. 신인 작가 육성을 위한 멘토링도 특징이다. 배상민·이하·황여정 등 기성작가들과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 교수들로 멘토단을 꾸렸다. 또 독자 반응은 단순 댓글 외에 매회 작가가 질문을 제시해 서술형 의견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다. 독자 별점도 인물·플롯·배경 등 세분화해 받을 수 있다.
앱이자 플랫폼 이름을 ‘창작의 날씨’로 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상무는 “‘날씨’는 날줄과 씨줄을 의미한다”며 “독자와 작가가 같이 만들어가는 콘텐트 플랫폼을 지향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리지날씨를 포함한 모든 콘텐트는 회원 가입 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조 상무는 앞서 네이버·SK텔레콤 등에서 일한 플랫폼·앱 전문가로, 지난 연말 교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