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이견이 전혀 없는, 만장일치 당론으로 추인됐다”며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 장관의 해임 건의안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참배 취소 ▶대일 졸속·굴욕 외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만남 뒤 벌어진 비속어 논란 등과 관련해 박 장관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오늘 의제는 국격 훼손, 국익 훼손, 국민에 대한 위협”이라며 “(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확인이 안 되는 상태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언론) 제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참으로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말하는 이가 '내가 뭐라고 했는데 이렇게 잘못 알려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한 윤 대통령과, 연일 ‘MBC 편파조작방송 책임론’을 제기하는 국민의힘을 싸잡아 이렇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강제성이 없는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건 “그럼에도 윤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압박이 될 것”(원내 핵심 관계자)이란 판단 때문이다. 역대 국회에서 해임건의안 가결 사례는 총 6건인데, 이 가운데 다섯 차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났다. 임철호 농림부(1955년), 권오병 문교부(1969년), 오치성 내무부(1971년), 임동원 통일부(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2003년) 장관 등이다. 2016년 김재수 농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만이 국회에서 가결됐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위에 그쳤다.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박 장관은 장관직 수행 의지를 밝혔다. 박 장관은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다수의 힘에 의존해 국익의 마지노선인 외교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외교가 정쟁 이슈화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나라의 외교 장관으로서 오직 국민과 국익 위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도 파장이 튀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 간사인 강훈식 의원이 “대통령실의 해명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이XX’라고 불렀다는 것인데, 그런 욕설을 들어가며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청문회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이 “복지부 장관 공석에 따라 많은 국민이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며 청문회 재개를 요청했고, 결국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한 차례 회의를 정지한 뒤에야 청문회는 가까스로 다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