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이 쓰는 모바일 앱과 인앱(in-app) 결제 가격이 오른다. 애플의 iOS 앱 가격 정책에 따른 인상이다. 안드로이드 앱 마켓으로 가격 도미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슨일이야
애플 앱스토어는 입점한 개발사가 앱이나 앱 내 유료 콘텐트 가격을 0.99 달러 구간(티어, tier)으로만 책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앱 개발사는 0.99달러(1구간)→1.99달러(2구간)→2.99달러(3구간) 등 총 87개의 구간 중에서 소비자 판매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이 구간은 앱스토어가 진출한 각국 현지 통화별로 책정된다. 현재 한국 앱스토어의 1구간 가격은 1200원, 2구간은 2500원, 3구간은 3900원 등으로 원화 기준이다. 10월 5일 이후로는 이 구간이 1500원, 3000원, 4400원 등으로 바뀐다. 구간별로 약 25%가량 가격이 오른다.
이게 왜 중요해
② 디지털 경제 인플레 가속화: 인앱결제 의무화에 이어 앱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디지털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앱 분석기관 ‘앱토피아’에 따르면 미국 내 앱스토어의 평균 인앱 결제액은 지난 7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40%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상승률인 9%나 미국 평균 물가상승률 8.5%를 뛰어 넘은 수치다. 앱토피아 측은 ”애플의 개인정보 강화 조치 여파로 앱 개발사들이 유료 앱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앱 개발사에 인앱 결제 수수료를 부과할 때, 부가가치세(10%)까지 더한 금액으로 과다 징수하고 있다는 게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피해액은 3450억원“이라며 애플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애플은 왜 가격을 올렸나
안드로이드 앱 가격엔 영향 없나
그러나 현실적으론 애플의 가격 인상이 안드로이드 앱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iOS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앱 결제액에 차이가 커지면, 개발사가 ‘가격 차별 해소’를 명목으로 안드로이드 가격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9년 안드로이드 이모티콘 가격을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했다. iOS 앱 가격이 오른 지 1년 후였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앱 가격이 올랐다고 당장 안드로이드 앱 가격까지 올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같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