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박보검인데" 이 말에 홀려서…1300만원 보내준 브라질 한류팬

중앙일보

입력 2022.09.20 12:47

수정 2022.09.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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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김치·전통주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류 팬들이 김치와 전통주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브라질에서 ‘한류 여성 팬’을 노린 사기 범죄가 발생하고 있어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19일(현지시간) 주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한 브라질 여성은 한류스타를 사칭한 익명의 남성에게 사기를 당해 거액을 뜯겼다.  
 
한국 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푹 빠졌던 이 여성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을 ‘PARK BO GUM’(박보검)이라고 소개하는 남성 A씨와 알게 됐고, 그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날 A씨가 그녀를 만나러 브라질에 가고 싶다며 경비를 요청했다. 소속된 연예기획사 경비를 사용하려면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걸쳐야 하니 항공료 등을 먼저 보내주면 만나서 정산해 주겠다는 식이었다.  


A씨를 믿은 여성은 그의 요구대로 5만 헤알(1300만원 상당)을 송금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손을 벌리면서까지 마련한 돈이었다. 하지만 이후 A씨와는 연락이 두절됐다.  
 
신고를 받고 경위를 파악한 외교당국은 A씨가 현지 브라질 남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인 척 행세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뜻이다.
 
서기용 주상파울루 경찰 영사(총경)는 “같은 방식의 피해 신고가 6∼7건 추가로 들어와 있는데, 다른 사례의 경우 실제 돈을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류 스타는 절대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포르투갈어 안내문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라질 경찰은 이 남성의 뒤를 쫓고 있다. 상파울루 총영사관은 브라질 연방 경찰ㆍ상파울루주 민경 경찰과 함께 범죄 유의 안내 홍보 활동을 하는 한편 유사 범행에 대한 신고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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