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획재정부와 외환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쯤 기재부가 주관하는 국내 주요 수출입 기업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미국 달러당 원화 값이 장중 1399원까지 내려앉았던(환율은 상승) 지난 16일 기재부가 이들 기업에 요청해 만든 자리다.
기재부 관계자는 “달러 수급에 애로가 없는지, 정부 차원의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물론 달러 사재기를 자제해달라는 요청 성격이 크다.
지난 1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발언 이후 당국의 구두 개입과 매도 개입(말로 시장에 경고하고 또 직접 달러를 팔아 원화가치 하락을 막는 조치)도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주엔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도 개입이 단행된 것으로 외환 업계는 파악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조 단위에 이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때나 했던 개입 규모다. 또 당국은 외환 전산망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강도도 높이기로 했다.
외환 당국이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당장 20~21일(현지시간)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0.75%포인트는 물론 1%포인트 금리 인상 전망까지 시장에서 나온다. 추가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이어질 변수다.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수출 경기 둔화 등 한국 경제 사정도 좋지 않다. ‘강 달러’와의 오랜 전투가 불가피하다. 외환보유액이 한정된 만큼 매도 개입을 대규모로 계속 이어가기도 어렵다. 이런 딜레마에 외환 당국 역시 1400원 같은 특정 환율 선을 지켜내는 것보단 과도한 원화가치 하락(오버 슈팅)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재부 당국자는 “외환 시장에서 너무 한 쪽으로만 간다고 판단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