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 취임으로 전임 김오수 총장이 지난 5월 6일 퇴임한 뒤 133일 동안 역대 최장 총장 공백기가 끝났다.
취임사로 "법집행에 예외, 혜택, 성역은 없다"
중국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의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와 '승불요곡(繩不撓曲: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기소하고,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등 진행 중이던 수사 역시 본격화하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보복 수사'라는 논란이 이는 데 대한 답변인 셈이다.
이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도 언급했다. 이 총장은 "여러 해 동안 끊임없는 논란과 함께 검찰의 잣대가 굽었다 펴졌다를 거듭했고, 검찰구성원의 자긍심과 명예가 흔들렸다"며 "정작 범죄와 부패 대응은 소홀하게 되고,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정의와 공정에 대한 검찰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이달부터 시행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응해 수사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이 총장은 수사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경찰과 공수처와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손잡고 협력해도 부족한 여러 형사사법기관과의 관계도 제자리를 찾도록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제도나 권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헌신하겠다는 우리의 뜻과 의지"라고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전임 김오수 총장 퇴임 열흘여 뒤인 지난 5월 18일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임명돼 총장 직무대리를 맡아 왔다. 이 총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대검 차장직은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송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