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민주당 지도부는 조 의원을 향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정청래 최고위원)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역사적 책임을 지라”(장경태 최고위원)고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조 의원이 민주당의 위성정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한 점을 꼬집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박범계)고 훈수 둔 의원도 있었다. 이에 조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저는 민주당이 벌이는 거대한 쇼에 초대받은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특검에 반대하나.
- “민주당이 특검으로 조사하잔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대선 기간에 다 나왔던 얘기다. 국민이 차고도 넘치는 정보를 갖고 다 알고 찍은 거다. 민주당이 또 조사하잔 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행위다.”
- 민주당은 여론 조사를 근거로 김건희 특검이 국민의 뜻이라고 한다.
-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 찬성이 60%대로 나온 건 존중한다. 하지만 이 조사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반영된 거라고 본다. 그리고 민주당은 입맛에 맞지 않는 여론조사는 외면하거나 부정해온 역사가 한두 개가 아니다. 유리한 조사가 나왔다고 갑자기 절대적인 것처럼 주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
- 민주당은 특검을 역사적인 과제라고도 한다.
- “민주당이 다시 생각해야 할 점이 바로 민주당이 역사의 중심이라고 보는 사고방식이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보는 86 운동권의 위험한 습관이다. 반대로 묻고 싶다. 촛불 정부를 5년 만에 종식시킨 민주당은 어떤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나.”
- 민주당은 좀처럼 물러설 것 같지 않다.
- “민주당에 냉정하게 묻고 싶다. 대체 최종 목적지가 뭔가. 소음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이미 달성했으니 이쯤에서 접는 게 맞다. 김 여사 의혹 규명이 진짜로 목적이라면, 그게 이 정부의 정당성과 어떤 연결이 있나. 결혼 전 있었던 의혹들로 연좌제라도 하자는 건가.”
- 민주당에서 항의가 많을 것 같다.
- “문자 폭탄은 하루에 700~800개씩 받는다. 반대로 일부 민주당원들은 ‘우리가 이재명 사당 지킴이냐’라면서 저한테 응원한다는 문자도 보낸다. 일부 민주당 의원도 ‘저도 쩨쩨한 정치는 동의 않는다’며 특검에 반대한다는 커밍아웃 의견을 보내왔다.”
-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 수사에 대한 물타기라고 의심한다.
- “그런 프레임도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양쪽 배우자 흠결 있는 거 국민이 다 아니깐, 이쯤에서 정부·여당도 대승적으로 퉁치자고 제안했으면 한다. 권력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배우자까지 정치에 끌어 들어는 건 그만해야 한다.”
조 의원은 특검 정국이 지속되는 게 “짜증 나는 일”이라고 했다. 세계은행에서 15년간 근무한 금융 전문가인 그는 “2008년 금융위기처럼 흘러가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고 특검 정국만 지속하다간 여야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