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이 이 같은 소위 ‘촉매 난제’를 해결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노인수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캠퍼스 연구팀과 함께 화학 산업계가 알데하이드 생산 공정에서 요구해 왔던 고효율 ‘불균일 촉매’ 즉 고체촉매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공개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개발에 성공한 고체촉매는 산업계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액체촉매와 달리 생성물이 분리돼 정제를 위한 폐수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촉매 재활용도 가능하다. 선택도, 즉 목표로 하는 물질이 생성되는 정도는 96%로 균일 촉매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 산업계는 지난 80년 이상 액체촉매를 사용한 ‘알킨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을 통해 의약품ㆍ윤활제 등을 생산하는데 필수 원료인 알데하이드를 만들어 왔다.
알데하이드는 ‘석유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보다 몇 배 비싼 화학 산업의 필수 핵심 원료다. 세계 화학 산업계는 그간 고체촉매의 낮은 선택도 때문에 액체촉매를 사용해 연간 1200만t의 알데하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의 액체촉매는 금속 중 가장 고가로 백금보다 16배 비싼 ‘로디움’을 이용했으나 촉매 재활용이 안 돼 학계와 기업은 고체촉매 개발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노 교수 팀은 로디움 금속의 입자 크기를 단원자를 줄인 뒤 텅스텐 산화물을 로디움 단원자 옆에 원자 단위로 위치시켜 로디움 표면에 나타나는 ‘피독 현상’을 해결하는 고체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로디움 텅스텐 단원자 쌍 불균일 촉매’는 기존 액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인 노 교수는 “알데하이드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해롭고 재활용이 어려운 균일 촉매를 대체할 고효율 불균일 촉매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