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롯데마트는 9800원짜리 ‘한통가득 탕수육’을 1~7일 엘포인트(롯데 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2000원 할인해 78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탕수육 판매 가격 평균(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이 1만5690원인 점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
이같이 가격을 낮춘 데 대해 롯데마트 측은 “상품기획자(MD)가 파트너사와 협의해 기존에 팔던 물량보다 3배 이상을 사전 기획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소스도 40g 내외 2통을 별도 포장해 ‘찍먹(소스를 찍어서 먹음)’과 ‘부먹(부어서 먹음)’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 소스는 중식 셰프와 롯데마트 MD가 전국의 맛집을 다니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등 수 개월에 걸쳐 개발했다고 한다.
최근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 출시 이후 50일간 46만 마리가 팔리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한 뒤로 유사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한시적으로 치킨 가격을 각각 5980원, 8800원으로 낮춰 파는 행사를 한 바 있다.
이런 최저가 경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참고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무엇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가 중요한 곳인데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니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이게 된다”며 “출혈 경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 경쟁에 대형마트 직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는 당당치킨 매출이 늘면서 기존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치킨을 튀겨야 하는 등 노동 강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인력 충원도 요구하고 나섰다.
편의점도 소용량 치킨을 앞세워 가격 경쟁에 나섰다. CU는 이달부터 ‘즉석조리 조각 치킨 2+1’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2000~2500원대의 넓적다리, 치킨꼬치 등이다. CU 측은 “최근 치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편의점표 한 마리 치킨(9900원)을 2000원 할인한 복날맞이 행사에서도 매출이 전년 대비 248% 올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