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개편안은 중구(인구 14만명)와 동구(인구 6만명)를 영종도 중심의 영종구(인구 10만명)와 중구와 동구 내륙이 합친 제물포구(인구 10만명)로 분리 재편하는 게 골자다. 현재 중구엔 영종국제도시와 내륙지역으로 분리된 두 생활권이 공존하고 있다. 영종에 중구 제2청사가 들어서긴 했지만, 행정의 이원화가 계속되면서 영종지역 주민은 중구청이 있는 내륙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중구 내륙지역과 동구가 모두 항만 및 배후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생활권이 유사한 두 곳을 묶어 제물포구로 합치고 영종국제도시는 분리해 영종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편안엔 서구(인구 57만명)를 서구(인구 38만명)와 검단구(인구 19만명)로 분리하는 내용도 담겼다. 인천 자치구 중 가장 큰 면적인 서구는 아라뱃길을 축으로 남북으로 갈린다. 서구청이 남단에 있다 보니 북부 검단 지역 주민들은 행정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단지역은 과거 김포군에서 뒤늦게 편입된 지역이라 다른 서구 지역과 생활권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해 2개 구로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분구가 불가피한 상황인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인구 51만명인 남동구는 추후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중앙부처 협의를 거쳐 행정구역 개편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구월2지구에 3기 신도시가 예정된 남동구는 인구가 대폭 늘 것으로 예측된다. 유 시장은 “구의 명칭은 가칭이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 지방선거 전 가능할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주민의 공감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지도 변수로 거론된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단 지역 주민들은 분구에 찬성하지만, 서구 원도심 주민들 사이에서는 분구가 지역 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걸 어떻게 아우르냐가 과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인천시민 의견 수렴 과정, 시의회 상임위 보고, 각 기초지자체 공무원과의 논의,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협의가 없었다.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통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협치를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각 기초지자체와 TF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자치구 통폐합을 추진 중인 다른 광역지자체와도 협의해 차질없이 개편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