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돈 걱정이 앞서” 중기 넷 중 한곳 자금난…고금리 ‘이중고’

중앙일보

입력 2022.08.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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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2022 추석맞이 우수중소기업·농특산품 선물박람회'가 지난 28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송봉근 기자

 
“추석이 다가오는데 기대보다는 돈 걱정이 앞섭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매출 탓에 쌓아 둔 돈도 없고, 금리도 올라 추가 대출을 받는 것도 부담스럽네요.” 
 
강원도에서 식품업체를 운영하는 A사장은 29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명절 앞 직원 상여금 지급과 거래업체의 대금 결제 압박으로 자금이 더 필요하지만 ’곳간’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처럼 올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 넷 중 한 곳꼴로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금융기관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23일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했더니 기업 26.2%가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복수 응답)으로 ▶판매·매출부진(67.4%) ▶원·부자재 가격 상승(58.1%) ▶인건비 상승(33.5%) 등을 꼽았다. 또 수출 기업(19.6%)보다는 내수 기업(27%)의 자금 사정이 더 곤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했을 때 자금 조달 여건이 곤란(15.9%)하거나 보통(60.8%)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원활하다는 응답은 23.3%에 그쳤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복수 응답)으로는 ‘고금리’가 53.1%로 지난해(29%)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매출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을 어려움으로 꼽은 경우도 43.4%였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어렵지 않지만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업들은 올 추석에 평균 1억573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평균 2170만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자금 비율은 13.8%로, 지난해 추석 12.6%에 비해 나아졌다. 부족한 자금 확보 계획(복수 응답)으로는 ▶납품대금 조기회수(47.4%) ▶결제 연기(28.4%) ▶금융기관 차입(23.7%) 순으로 나타났고 ▶대책이 없다는 응답도 24.2%에 달하였다.
 
응답 기업 37.3%는 올 추석에 직원들에게 현금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21.8%는 지급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여금 지급액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정률 지급 시 기본급의 평균 50%로 지난해 추석(63.2%) 대비 13.2%포인트 줄었으며, 정액 지급 시 인당 평균 40만2000원으로 지난해(45만3000원)보다 5만1000원가량 감소했다. 추석 연휴 기간 휴무계획에 대해서는 기업 96.9%가 대체휴일을 포함한 다음 달 9~12일(4일)을 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위드 코로나19 방침으로 올해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자금 조달 애로 요인이 되는 만큼,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