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4050세대 이후는 틀림없이 1990년대 초 방영된 MBC 드라마 ‘아들과 딸’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남아선호 사상이 깊게 뿌리내린 집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의 이름이 ‘귀남(최수종·사진)’과 ‘후남(김희애)’이었다. 7대 독자로 집안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자란 아들의 이름은 아마도 한자로 귀한 사내, ‘귀남(貴男)’이었을 터.
오늘 소개한 신조어 ‘귀남이’는 ‘귀가 일찍 하는 남편’이라는 뜻이다. 물론 아내들끼리 수다를 떨며 남편을 ‘귀남이’라고 부를 때는 저녁밥을 차려줘야 하는 귀찮은 존재라는 의미가 크다. 이런 아내들이 악처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입맛이 다른 남편을 위해 하나라도 다른 반찬을 만들려면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나름의 고충이 섞인 표현이다. 그러니 남편분들은 너무 노여워 마시길. 치솟는 물가가 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