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원은 전혀 몰랐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56)씨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3일 오후 1시 45분쯤 경기남부경찰청에 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김씨는 약 5시간만인 오후 6시 50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와 귀가했다. 김씨를 기다리던 기자들이 조사를 전후해 질문을 쏟아냈지만, 김씨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김씨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최측근이자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지시했거나,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김씨와 이 의원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법인카드의 부당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한 질문은 다 했다”며 “현재로써 계획된 추가 소환은 없다”고 말했다.
조사가 끝난 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고,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배씨는 지난 2월 입장문에서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이 의원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는 등 단독 범행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경찰은 배씨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안에 선거법 위반 사건부터 우선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 관련 사건이 많아, 선거법만 따져 먼저 송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윤희근 경찰청장도 김씨의 의혹과 관련해 “공소시효에 지장 없이 마무리하겠다”며 “(선거법 위반 사건들을) 가능하면 이번 달 안에 검찰과 협의해 사건을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