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수사 이두봉 고검장 사직…尹라인 검사도 ‘용퇴’

중앙일보

입력 2022.08.23 10:10

수정 2022.08.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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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봉 대전고검장.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이두봉 대전고검장(58·사법연수원 25기)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총장 후보에 올랐던 여환섭 법무연수원장(54·24기)에 이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이후 두 번째 사퇴 사례다. 후배 기수가 최종 후보자로 지명되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용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선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 고검장마저 사표를 내자 고위 간부직의 줄사표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두봉 고검장은 지난 22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18일 이원석 차장검사(53·27기)가 초대 검찰총장에 지명된 지 나흘 만이다.

이로써 이 차장검사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던 3명 중 2명은 검찰을 떠나게 됐다. 남은 1명인 김후곤 서울고검장(57·25기)도 주변에 사퇴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검찰 내부에선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이들이 대내외적으로 명분을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기존 검찰 관례로 보면 남은 고검장 모두가 사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주형 수원고검장, 최경규 대구고검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도 모두 연수원 25기로 이 후보자보다 선배다. 이 후보자는 고검장급 검사 8명 중 가장 낮은 기수다.


윤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여환섭 법무연수원장(왼쪽부터),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차장검사는 이런 상황을 우려해 선배 기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많이 도와달라"며 사퇴를 만류하기도 했다. 이 차장검사를 최종 후보자로 제청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고검장들에게 "검찰 안에서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장 ‘줄사퇴’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고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한항공 갑질 논란,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을 수사했고, 2020년 대전지검장으로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맡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일 때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일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 고검장은 1차장, 4차장에 자리하며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