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모술수', 너무 감사한 별명이죠. 근데 평생 권모술수이면 안 되지 않을까요?”
18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채널)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 주변에는 정명석 변호사(강기영), 최수연 변호사(하윤경) 등 우군이 많다. 하지만 우영우를 시기·질투하고 견제하려는 인물 또한 존재한다. 우영우와 같은 신입 변호사 권민우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견제하는 권민우 역 주종혁
"권민우 40% 이해… 굳이 저렇게까지 치사하게?"
극 중 자기도 모르게 살짝 이를 악문 듯 말하는 권민우의 모습에 작가가 "권민우 그 자체"라고 말했을 정도로, 주종혁은 '권모술수 권민우'를 완벽하게 그려냈지만, 정작 본인은 "권민우의 심경을 40%쯤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우영우가 돌발적인 변론으로 재판을 망치거나, 무단 결근을 하는 지점에서는 ‘나는 열심히 하는데 쟤는 저렇게 하고도 왜 아무 벌을 안 받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우영우를 깎아내리려) 너무 치졸한 방법을 쓰는 건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 '우영우를 강한 경쟁자로 생각해서 견제하고 질투한다는 점에서 권민우는 편견이 없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평가에 대해선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해석인데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했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12화에서 우영우에게 재판에 관한 결정적 사실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주종혁은 “우영우가 대사 없이 표정으로만 반응하는 긴 장면이라 우영우 반응을 보면서 말을 덧붙일 타이밍을 혼자 다 조절해야 했다”며 “너무 하수처럼 보이지도 않고, 얼핏 진실 되게 보이기도 하는 그 선을 타기가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내성적인 태권보이, 바텐더 하다 배우의 길에 접어들다
"피드백에 상처 받지 않고 부족한 점 고쳐 나간다"는 멘탈 튼튼 신인
연기에 입문했을 때 다른 연기자와 비교하며 자책도 많이 했지만, 어느 순간 “어릴 때부터 연기해온 저들이 노력한 시간을 내가 단숨에 따라잡을 순 없다,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오디션을 일 년에 40~50개 씩 봤는데, 점점 합격 빈도가 늘어났다.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D.P.' 이후 MBC '검은 태양', tvN '해피니스', 티빙 '유미의 세포들' 등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노출시켰다.
그의 연기 스승은 주변 사람들이다. 8년 째 함께 사는 배우 이홍래를 비롯해 데뷔 초 만난 연극영화과 친구들, 작품을 함께 한 감독과 배우들에게 늘 피드백을 묻는다. 주종혁은 "드라마를 하면 항상 아쉬웠던 부분은 없는지 물어보는데, 최근 작업한 감독님들은 좋은 피드백만 줬다"며 "피드백에 상처 받지 않는 편이라, 듣고 미진한 점을 보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인상깊게 봤다는 그는 "구씨(손석구) 역할이 제 로망이지만, 실제로는 염창희(이민기) 역을 맡을 것 같다"며 “‘유미의 세포들’의 루이도 진짜 현실 친구 같고, ‘우영우’의 권민우도 회사에 있을 법한 인물 같다는 칭찬이 되게 좋았다. 편안하고 현실적인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소처럼 일했지만 일이 즐거워서 소진되는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촬영장에서 에너지를 받고 왔다"며 “아직 안해본 게 더 많으니, 여러가지 새로운 모습으로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