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당내 현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안 의원은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 혁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비대위 단독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세운 조직이라 해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공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는 이 전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직후 의욕을 가지고 출범을 추진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발언 이후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안철수 의원님, 혁신위를 흔들지 마십시오”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안 의원은 18일 취재진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가 목적이 같은데,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당에 혼란이 더 많으니까 통일하자는 얘기”라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원외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은 연일 이 전 대표를 저격하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7일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한발 물러서서 자성한다면 기회가 오지만, 지금 이 전 대표가 하는 모습은 당에도, 본인에게도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고리로 차기 당권 도전의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통령 후보도 아니고 당 대표를 뽑는 것인데, 정기국회가 전대 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전대를 거듭 강조했다. 주 위원장과 안 의원 등이 정기국회가 끝난 뒤인 연말, 내년 초에 전대를 열어야 한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맹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임기 100일을 맞은 17일,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사자들은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연대설도 꾸준히 돌고 있다.
일반 조사 유승민, 국힘 지지층 조사 나경원,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예비경선에서 책임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가 반영되고, 본경선에서는 각각 70%, 30%로 당원 투표 비율이 높아진다. 다만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20·30세대 책임당원 수가 증가한 것은 변수다. 이 전 대표는 요즘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청년 당원 비중이 확실히 늘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스마트폰 사용에도 익숙한 만큼 ARS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으로 정부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기성 당원들이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기성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이 전 대표에게 있다고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며 “이 전 대표가 바람을 일으킨 지난해 전당대회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