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모듈·부품 생산부문 분리…“미래 모빌리티 대응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2.08.18 17:19

수정 2022.08.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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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18일 모듈과 부품 제조 부문을 분리해 두 개의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인 현대모비스가 생산 전문 자회사 두 곳을 신설한다. 현대모비스는 18일 모듈과 부품 제조 부문을 분리해 두 개의 법인을 설립하고, 현대모비스가 해당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존에 생산 전문 협력사를 통해 운영해오던 국내 모듈공장과 부품공장이 두 개의 생산 전문 계열사로 각각 통합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부문과 제조 부문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오너 지배구조 강화 포석” 해석

현대모비스는 올 1월 CES 2022 전시관과 메타버스가 결합된 공간에서 신개념 모빌리티 컨셉트카와 미래차 신기술을 선보였다. [사진 현대모비스]

 
이에 따라 울산·화성·광주의 모듈공장은 모듈 통합계열사(가칭)로, 에어백·램프·제동·조향·전동화 등 부품 생산조직은 부품 통합계열사(가칭)로 재배치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산 전문 자회사 신설과 분리·재배치 안을 설명하고, 중장기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다음 달 임시이사회를 통해 신규법인 설립 안건을 최종 승인하고, 11월 생산 전문 계열사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에 대응하고자 회사를 분리한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자신이 대주주였던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중심으로 현대그룹에서 현대차를 계열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법정관리를 받던 기아자동차(현 기아)를 인수하면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7.17%, 0.32%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는 등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2006년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 공장 건립 조인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회장(왼쪽). 오른쪽은 소니 퍼듀 당시 조지아 주지사. [연합뉴스]

 
2018년 현대모비스의 모듈 부문을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으나, 기업 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시장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현재 20%)다. 정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현대엔지니어링(2014년 현대엠코 합병)의 기업공개(IPO)도 올 초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잠정 중단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생산 전문 자회사 두 곳을 신설하는 것에 대해 시장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 주가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날 대비 3% 하락한 21만1000원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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