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를 비춰봤을 때 이번 훈련은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동부 일대에서 열린 보스토크 훈련에는 중국‧몽골군을 포함해 약 30만 명의 병력, 3만6000여대의 군용 차량, 1000여대의 군용기 등이 동원돼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작전에 투입된 러시아 연방군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번 훈련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마티유 불레그 군사전문가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부군관구에서도 많은 병력과 장비를 끌어다 썼다”며 “그들이 무엇을 동원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인민해방군의) 훈련 참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제적·지역적 상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참여국 간 실질적이고 우호적인 협력을 심화하고,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례 협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방부는 중국 외에도 몽골‧벨라루스‧인도‧타지키스탄 등도 이번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이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며 최근 양국 간 군사 협력에 주목했다.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군이 중국 닝샤(寧夏)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를 찾아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최신 군사장비를 동원한 ‘서부연합-2021’ 군사훈련에 나섰다. 당시 양측은 서로의 무기를 공유하는 등 끈끈한 연대를 과시했다. 이어 양국은 같은 해 10월엔 러시아 연해주 앞바다에서 합동 해상훈련과 첫 서태평양 합동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안젤라 스텐트 조지타운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군사훈련을 통해 러시아가 말하려는 건 서방의 비난과 제재에도 여전히 우호적인 나라가 많다는 점”이라며 “중국과 인도의 훈련 참가로 입지 강화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