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년 반 만에 ‘거리 두기’ 폐지…“방역 방향 대전환”
이런 새로운 지침에 대해 미 CNN은 2020년 초 팬데믹 시작 국면부터 이어져 온 방역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레타 마세티 CDC 역학예방과장은 “현재 대유행 상황은 2년 전과는 매우 다르다”며 “백신 접종, 감염에 따른 높은 수준의 면역에 도달했고, 위중증·사망을 막을 여러 수단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 바이러스와 함께 오래 살아가기 위해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확진자 전수파악 중단 검토
7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일본은 코로나19를 계절독감과 같은 5류 감염병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코로나19는 위험도에 따른 감염병 5단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류’로 분류돼 있다. 2류 감염병의 경우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모든 환자를 찾아내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밀접접촉자를 파악해 격리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건소·병원은 이를 별도의 시스템에 입력해 당국에 보고하는데, 최근 재유행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확진자를 보고하는데 너무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5일 코로나19 대책 관계 각료 협의에서 모든 감염자를 보고하는 전수 파악 조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보건소나 의료기관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쿄도의사회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 수용 현황에 대해 점점 한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 일본에서는 사상 최대로 25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키나와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병상 사용률이 100%를 넘어 환자들이 입원을 못 하게 됐다. 일본 의료계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의료기관 부담이 심각하다는 의견을 최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규 확진자 수를 매일 집계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020년부터 해오던 코로나19 일일 보고를 지난 1일 중단하고, 확진자 수를 주 단위로 집계해 발표하기로 했다. 남아공 보건부는 코로나19의 심각성과 전염성이 감소하고 확진자 수도 줄어들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프랑스, 코로나19 서류 제출 안해도 입국 가능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규제가 이미 풀린 프랑스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자국 입국 시 코로나19 관련 제출 서류를 전면 폐지하는 등 입국 완화에 나섰다. 입국할 때 요구했던 백신 접종 증명서, 음성 확인서 등의 서류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입국 1일 차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도 사라진 상태다.
“확진자 집계, 의료 대응 위해 필요”…“입국 완화, 검토 안 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지난 12일 “불필요한 방역 논쟁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 발표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있고, 매년 있는 인플루엔자나 감기처럼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면서 코로나19를 2급 법정감염병에 준하는 관리체계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4월 25일 코로나19를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했다. 2급 감염병은 1급과 달리 '확진자 7일 격리 의무'와 '의료기관의 환자 즉시 신고 의무'가 사라지지만, 방역 당국은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으로 지정해 치료 및 격리 의무는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일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쌓아온 통계와 자료에 맞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면서 “재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체계나 병상 등 대비를 하려면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행 코로나19 국내 방역 조치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실내마스크 착용 정도인데 한동안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