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비핵화와 경제 협력을 연계한 ‘담대한 구상’을 밝히고, 한·미가 16일부터 후반기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사전 연습에 들어간 직후 이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미가 연합훈련에서 야외 기동훈련을 부활한 데 대한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종류와 비행거리, 고도 등 구체적인 제원을 즉각 발표하지 않고 “한·미 정보 당국이 세부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만 밝혔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인 이날 새벽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달리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당일 공개했다. 문 정부 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를 전면 금지했지만, 순항미사일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발사 자체를 함구했다. 지난 1월 25일 북한이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을 당시 문 정부는 언론이 관련 정황을 보도한 뒤에야 뒤늦게 발사를 시인했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토마호크’ 같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노릴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직접 대응 조치를 언급한 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다른 한편으론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응답일 수 있다”며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남측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