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은 2021~2022시즌 PGA 투어 10개 대회에 참가했다. 첫 3개 대회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초여름 열린 US오픈 이후 7개 대회에서는 하늘 높이 치솟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번 여름 김주형이 기록한 퍼포먼스는 놀랍다.
‘타수 이득 : 어프로치’는 그린 공략 능력을 말한다. 참가 선수 평균보다 아이언 혹은 하이브리드 등으로 그린을 공략할 때 얼마나 이득/손해를 보느냐는 통계다.
타수 이득 : 어프로치 4위인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 아이언을 네 번째로 잘 친다는 말이다. 퍼트 능력은 12위이며 전체 실력은 5위다.
17일 현재 PGA 투어 아이언 순위는 윌 잘라토리스, 러셀 헨리, 콜린 모리카와 순이다. 김주형의 US오픈 이후 기록은 4위에 해당한다.
규정 라운드를 채우지 못해 김주형은 순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들어갔다면 김주형 뒤로 캐머런 스미스, 저스틴 토머스, 마쓰야마 히데키, 스코티 셰플러, 토니 피나우, 샘 번스, 빅토르 호블랜드다. 세계 랭킹 1, 2위 셰플러, 스미스를 포함한 쟁쟁한 선수가 김주형 뒤에 있다.
김주형은 퍼트 능력(12위)도 좋아 날카로운 아이언으로 만든 기회를 잘 살린다.
김주형은 3M 오픈 2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인 세인트 주드 클래식 4라운드까지 15라운드 연속 이븐파 혹은 언더파를 치고 있다. 현재 이 부문에서 토니 피나우와 함께 공동 2위다. 피나우는 이 기간 2연속 우승을 하는 등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하고 있다.
윈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파 4인 첫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67타를 쳤다. 첫 홀 이른바 ‘양파’를 하고도 언더파를 친 건 2003년 이후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김주형은 바로 그 대회에서 최종라운드 61타를 치고 5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했다. 첫 홀 양파를 하고 우승한 건 PGA 투어가 기록을 한 지난 40년간 없었다. 기록이 되어 있지 않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이전에도 그런 기록은 없었을 것이다.
김주형은 지난 8일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까지 비회원이었다. 이 기록들이 완전히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스무살 선수가 세운 것들임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하다. 김주형은 세계랭킹 19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 최고다.
그러나 김주형은 이번 여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고도의 몰입을 하는 선수다. 경기할 때는 힘든 걸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몰입 속에서 61타, 63타 같은 자신도 놀랐다는 기록을 세웠다.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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