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추락에…윤핵관 "적폐청산 안돼서 불만 많은 것"

중앙일보

입력 2022.08.09 17:26

수정 2022.08.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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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이유를 국민의힘‘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윤핵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과 대통령실,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서 정책에 대해서 협의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 이유를 진단했다.
 
윤핵관들은 하나같이 당과 정부, 대통령실 간 정책 소통을 가로막은 장본인으로 이준석 대표를 지목했다. 이 의원은 “당이 대통령 선거 중에도 물론이고 이후에도 한 번도 정책 뒷받침을 하기 위해서 협조적인 경우가 없었다”며 “(당 대표의) 바른말과 조언은 공개적으로 언론에 나와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누구를 공격하고 상대를 곤경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발언과 같은 인식을 보인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슬림한 대통령실’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로 인해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정책실을 중심으로 참모진 수를 줄이고 권한을 내려놓는 시도를 하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국정운영 시스템 도입과 안착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그 과정에서 참모들에게 충분한 보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선거 캠프에서부터 보좌해 온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는 최근 “조금 더 지켜봐 달라”, “진심이 통하면 국민들도 알아봐 줄 것” 등의 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여권 일각에선 핵심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과격한 단기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역대 모든 정권이 정부 출범 초기에 지난 정부에 대한 단죄를 하고 평가를 하면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사법처리를 해왔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언론과 제보자들에 의해서 드러난 많은 현상이 있는데, (그게) 지금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 여기에 대한 불만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답했으나, 블랙리스트 등 문재인 정부의 불법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친윤계 초선 의원은 “보수층에서는 현 정부의 사정 기능에 대한 분명한 기대가 있었다”면서“야권 의혹 중 아직 하나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걸 답답해하는 지지자들의 문자 메시지가 여전히 자주 온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2월 2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이철규 총괄보좌역, 윤 당선인, 장제원 비서실장. 뉴스1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을 비롯한 윤 대통령 측근 그룹에서는 최근 ‘야권의 악의적 프레임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하나둘씩 나온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만만치가 않고, 일부 야당에서는 이런 부분을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도 이날 “맹목적으로 비판, 비난하는 분들”을 지목하면서 “정부가 올바로 국민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못 하게,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시각에 당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립 지대에 속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처럼 적폐청산, 야당 탓만 반복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내부를 먼저 점검하고 심기일전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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