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는 5일 오전 8시8분(현지시간 4일 오후 7시8분)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시작 약 38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 충전이 시작되고, 발사 35분 전부터는 자동 운용 시스템이 가동된다. 발사 15분 전부터는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특수 컨테이너로 지난달 미국 이송
다누리는 지난달 5일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에 실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인천공항으로 이송된 후 화물기에 실려 미국으로 옮겨졌다. 아직 국내 기술로는 다누리를 달 전이 궤도에 올려놓을 수 없어 미국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달로 떠나기 때문이다.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발사 40분 뒤 다누리는 팰컨9에서 분리된다. 20분이 더 흐르면 지상국과 최초로 교신할 수 있다. 발사 후 5~6시간이 지나면 다누리가 목표했던 달 전이 궤적 진입에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는 발사 후 4개월 반 지난 12월 16일 달 궤도에 진입한 후 다섯 번의 감속을 거쳐 오는 12월 31일 달 상공 100㎞의 임무 궤도로 진입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다누리를 직접 달로 쏘지 않고 나비 모양의 ‘탄도형 달 전이 방식’ 궤도로 쏘기 때문이다. 지구나 태양 등 행성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방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설계한 궤적이다. 달로 직접 쏘는 것보다 연료 소모량이 25%가량 적다.
임무 궤도에 들어가면 내년 1월부터 시험운행을 거쳐 달 상공 100㎞에서 달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1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재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러시아와 중국은 달에 무인 착륙선을 보냈다. 달 궤도선까지 포함하면 일본과 유럽연합, 인도까지 모두 6개국이 달 궤도선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안착해 임무를 수행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궤도선 운용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다누리 발사 성공은 한국이 지구를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뜻”이라며 “다누리 발사를 계기로 어떤 우주 개발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누리는 항우연이 개발한 궤도선 본체와 국내 출연연구기관·대학이 개발한 임무 탑재체 5종, NASA가 개발한 탑재체 1종으로 구성된다.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는 달 표면 자원 탐사를 위한 감마선 분광을 측정한다.
달 극지방 찍는 NASA ‘섀도 캠’도 탑재
이 밖에도 경희대에서 만든 자기장 측정기와 광시야 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로 달 표면을 촬영하고 주변 자기장 세기를 측정한다. NASA의 섀도 캠으로는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의 영상을 촬영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NASA가 다누리에 섀도 캠을 실은 것은 한국을 우주 탐사의 협력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달·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존 구이디 NASA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은 “태양이 비추지 않는 달 극지방은 수십억 년간 쌓인 물질이 있고, 달에 기지를 만들 때 쓸 연료를 얻을 수 있다”며 “한국이 착륙선을 만든다면 달 극지방 탐사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