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스이(施毅) 동부전구 대변인은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로켓군 부대가 대만섬 동부 외곽 예정 해역에 다구역, 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정확히 명중했으며 정확한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공식 SNS를 통해 발표했다.
동부전구 “대만 동부에 재래식 미사일 발사”
대만 언론 “北 김정은 미사일 발사 방식 닮아”
사거리 500~1500㎞ 로켓포·미사일 발사 우려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네티즌 마오쩌둥 소환
대만 국방부 “진먼 상공 통과 드론에 경고 사격”
이날 대만 전직 해군 함장은 중국이 훈련 중 발사한 둥펑(東風) 미사일이 대만의 주요 도시 상공을 통과해 동부 훈련 해역에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친중 성향의 대만 중국시보도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6명의 퇴역 장성을 인용해 “여섯 개 훈련 구역 모두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며 “둥펑 계열의 미사일이 대만을 지나 동부 외곽 해역으로 날아가면 요격할 수 없지만, 만일 대만 본섬에 잘못 떨어진다면 군은 반드시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외에도 사정거리 500㎞의 로켓포 발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뤼 전 함장은 푸젠(福建) 셴유(仙遊) 기지에서 PHL-191창정(長程) 로켓포 발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미사일 발사 목적은 ‘미사일 공습 경보’를 발령하도록 유도해 민심과 사기를 떨어뜨리고, 창청 로켓포로는 해협 중간선의 대만 함정 순시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사일의 비행 궤적과 로켓포를 발사하고 해상에 착탄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대만 주민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인지전(cognitive war)’을 펼치려는 의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뤼 전 함장은 “#강인한 심리”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대만이 중국의 위협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현재 당시 마오쩌둥과 같이 베이다이허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건군 95주년 리셉션을 끝으로 현직 상무위원의 동정 보도가 관영 매체에서 사라졌다. 하반기 20차 당 대회에서 추인할 최종 상무위원 인사안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전·현직 최고 수뇌부가 베이다이허 회의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20대에서 3연임과 ‘인민 영수’ 지위를 노리는 시 주석으로서는 과거 진먼도 포격을 결단한 마오쩌둥의 이미지 재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1958년 당시 진먼 포격전은 7월 25일 베이다이허 휴양소에서 열린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마오쩌둥이 결정했다. 포격전은 8월 23일 3만 발의 포격을 시작으로 1979년 미·중 수교까지 20년간 간헐적으로 이어져 대만 군인 7000여명, 민간인 포함 중국군 700여 명이 숨졌다.
대만은 중국의 봉쇄 훈련에 강하게 반발했다. 6개 훈련 구역이 대만의 지룽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대만의 중요 항구와 국제 항행로를 둘러싸면서 대만 해·공역에 대한 준(準) 봉쇄 구도를 형성하는 구도여서다. 대만 국방부는 3일 “일부 훈련지역이 중화민국 영해를 침범한다”며 “이는 국제항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대만해협의 현상을 파괴하고 지역 안전을 위협하는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민주를 수호하고 자유를 지킬 결심·능력·신념을 갖고 있다”며 대만 국민을 안심시켰다.
미국도 대만 근처 해역에서 자국 군사자산의 전개를 확인했다. 미국 해군은 자국 항모전단이 대만 동남부 필리핀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 해군은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밤 중국 샤먼시와 인접한 최전방 진먼다오(金門島) 상공을 중국군 무인 드론이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룽순(張榮順)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진먼과 베이딩(北碇) 지역에 3일 밤 미상의 비행체가 상공을 지났다”며 “연구분석 결과 드론으로 판단, 표준 절차에 따라 신호탄을 발사해 쫓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번 드론 침입은 진먼 포격전 이후 첫 도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