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계양을 셀프공천" 이재명 "일방적인 주장"…강훈식은 ‘욕할 플랫폼’ 맹공

중앙일보

입력 2022.08.02 19:36

수정 2022.08.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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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는 2일 강원 춘천 G1방송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유능하고 강하고 혁신하고 통합하는 민주당으로 이기는 민주당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의 첫 토론회는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셀프공천’ 논란이 쟁점이 됐다. 3일부터 시작되는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온라인투표를 하루 앞두고 박용진·강훈식 후보가 ‘1강’ 이 후보를 강하게 압박하면서다. 이 후보는 공세를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박 후보는 G1방송(강원민방) 주최로 강원 춘천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1차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셀프공천’과 관련해서 박지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며 “본인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 ‘나를 공천해달라’는 얘기를 하셨나”고 물었다. 6월 1일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로 공천받기 위해 이 후보가 박 전 위원장에 공천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꺼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셀프공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저도 의견을 낸 것은 맞다”고 답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 후보는 ‘당이 불러서 계양을에 어쩔 수 없이 나갔다’고 했는데 (전화한 게 맞는다면) ‘정치적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용진, 강훈식,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2일 첫 토론회에선 주로 박 후보가 이 후보를 공격하고 이 후보가 방어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언급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 후보도 “‘이재명이 출마하면 대선에서 (저를) 지지했던 분들이 좌절을 넘어서 투표에 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었다”며 “(박 후보가) 일방적 주장을 펴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개인의 정치적 판단과 계산 때문에 당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당이 사당화된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한다고 우리가 비판하고 있는데 (이 후보도) 사당화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 후보는 이 후보의 ‘국회의원을 욕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건강한 팬덤정치 유지도 중요하지만 이 후보도 말했듯이 좌표찍기, 집단 따돌림, 폭력행위를 경계해야 된다”며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 국회의원과 당원·지지자 간의 간극을 좁히자는 취지겠지만, 간극이 더 벌어지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욕먹는 걸 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자유로운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후보는 “대표에 당선되면 앞으로 2년 동안 다른 대선주자를 키워낼 수 있겠나”라고도 물었다. 차기 대선주자급인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다른 대선주자들이 성장할 정치적 공간이 줄어들 거란 취지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험난한 과정이고, 개인적 손상이 될 수도 있단 걸 저도 안다”며 “오히려 (제가 대표가 되면) 다른 후보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2일 강원 춘천 G1방송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강훈식 후보(왼쪽)와 이재명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강 후보는 이 후보의 '의원 욕할 플랫폼'을 매개로 공세를 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저학력, 저소득층이 국민의힘을 주로 지지한다’는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논란이 일자 이 후보가 언론 탓을 했다. 그렇게 남 탓을 하면,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을 잘 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여당이 서민에 대한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는데 그런 정당을 (저소득층이) 지지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대 쟁점인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언급되지 않았다. 사법리스크에 대한 직접적 거론에 대한 당내 비판을 박 후보, 강 후보가 의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 후보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대처 방안은 비슷했다. 이 후보는 “무능, 무책임, 무기력하다는 삼무(三無) 정권”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면 강력하게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실정이 계속되면 매섭게 몰아붙여야 한다”고 말했고 박 후보는 “유능함과 실력을 보여주면서 정국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