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열어둬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상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은 대단히 튼튼하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FOMC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과 그때 사이에 얻을 데이터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속도조절' 발언에 집중
7월이 마지막 ‘슈퍼 긴축’이 될지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분분한 상황이다. Fed가 풀어나가야 할 고차방정식의 답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서다. 정점을 보길 기대했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9.1%를 기록하며 40년래 최고 수준이다.
반면 FOMC 다음날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9% 감소했다. 당초 다수의 투자은행을 비롯해 시장은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다.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하며 사실상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섰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번 성장률 발표는 Fed를 빠른 긴축에서 한 발짝 떨어뜨려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긴축 강도가 지나치면 경제를 경착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술적 침체에 들어갔다고 해서 Fed가 침체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가 침체는 아니더라도 둔화는 분명해졌으므로 파월이 말한 '속도조절'이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Fed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Fed는 기존과 달리 차기 회의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사전 안내)’를 내놓지 않았다. 이날 파월 의장은 "중립 금리로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제공했던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고 회의별(meeting-by-meeting)로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사전 안내 없이 경제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금리 인상 폭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금리를 결정하는 FOMC는 올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 남았다. 이번 인상으로 6월 Fed가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5%라는 중립 금리(경제를 부양 혹은 억제하지 않는 수준의 금리) 수준에 도달하게 된 만큼 시장의 관심사는 당장 9월부터 빅스텝(0.5% 포인트)으로 기조 전환이 이뤄질지다.
9월 자이언트스텝 vs 빅스텝 시장 의견 갈려
반면, 시티그룹은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시장 예상을 웃도는 0.75%포인트 인상(9월)이 가능하고, 정책금리는 올해 말까지 4%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한 만큼 9월 FOMC 전에 나올 경제 지표가 중요해졌다. 다음 FOMC는 9월 20~21일이다. 이 사이에 미국의 7월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고용보고서도 8월 5일(7월분)과 9월 2일(8월분) 두 차례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Fed의 공격적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금융 시장이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겠다. 다만 9월 들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시 불안정해지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