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류 밀수 단속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국경 반입 단계에서 238kg(372건) 상당의 마약이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662건)와 비교해 44% 급감했다. 반면 적발 중량은 전년 동기(214kg) 대비 11% 늘었다. 그러다 보니 적발 건당 평균 중량도 0.32kg에서 0.64kg으로 1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세관에 가장 많이 적발된 마약 품목(중량 기준)은 메트암페타민(87kg)이었다. 대마류(58kg), 페노바르비탈(31kg), MDMA(8.5kg)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43.5kg 적발됐던 메트암페타민 적발 물량은 1년 새 두 배로 급증했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태국ㆍ미얀마ㆍ라오스와 미국에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메트암페타민의 대형 밀수 추이는 동남아에서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한국 내 거래 가격은 1g당 450달러로 태국(13달러), 미국(44달러)보다 높다. 관세청은 “메트암페타민에 대한 시장 가치가 높은 한국으로의 지속적인 반입 시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마류와 신종마약류의 밀반입도 이전보다 늘어나는 모양새다. 두 마약류의 올 상반기 적발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18%씩 증가했다.
한편 해외 입국자를 통한 밀수도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항공 여행자의 마약류 적발은 4월 6건, 5월 3건, 6월 10건 등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제 여객기 증편 후 서아프리카ㆍ남미 지역 마약 밀수 조직이 연루된 대형 밀수가 잇달아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중장년 한국인을 포섭해 대리 운반하는 형태였다. 해외여행 시 수고비나 공짜 여행 명목으로 개인 화물을 대리 반입해 달라는 요청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관세청은 밀수 마약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인천 세관 중심의 마약 수사체계를 서울ㆍ부산 세관 등 전국 차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앞으로 마약 수사 인력과 조직을 꾸준히 확충하고 3D X-레이, 마약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보완하겠다. 국내ㆍ외 공조 체계도 강화해 지능화하는 마약 밀수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