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 60% 찍은 날…尹, 장·차관 한자리에 모아 꺼낸 말

중앙일보

입력 2022.07.22 19:32

수정 2022.07.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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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정부 출범 뒤 첫 장·차관 워크숍을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이념이 아닌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포퓰리즘적인 인기 영합 정책이 아니라 힘이 들어도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을 바로 세워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비상 상황이고 복합 위기에 직면해 기존의 방식과 관성적 대책으론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확정된 120개의 국정과제와 관련해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꼭 필요한 개혁 과제이지만 기득권 저항이 예상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며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의 개혁 역시 피해갈 수 없다. 그때마다 국민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워크숍에서 연금과 노동, 교육 개혁을 보고 받은 뒤엔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핵심 개혁 과제는 국민이 우리 정부에게 명령한 사항으로 이해관계자의 반발 등 어려움이 있지만 원칙을 지키며 추진해야 한다”며 “교육 개혁과 노동 개혁은 우리 경제가 도약하고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서 진전을 봐야 할 개혁 대상으로 교육과 노동만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워크숍은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머무는 상황에서 열린 것이라 이목이 쏠렸다. 여권에서도 국정 운영의 돌파구가 필요하단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와 장·차관이 총결집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갤럽조사(19~21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60%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7%포인트 상승해 갤럽 자체조사 중 최고치다. 반면 긍정 평가는 32%에 그쳤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이번 워크숍은 윤 대통령이 새 정부 사람을 집결시켜 대통령의 철학을 스며들게 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에 대해선 “재도약이라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도약과 성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의 원인이 저성장에서 비롯되는 만큼 다시 재도약을 해 갈등을 치유하는 데도 힘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정평가 60% 찍은 날, 장·차관 모두 모였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워크숍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비서실장과 대통령실 주요 참모 및 장·차관 등 총 84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 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15분간 국정과제 추진 계획을 보고했고, 김 비서실장이 20분간 ‘대내외 여건 및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기조 발제를 맡았다. 이후 장관들을 조장으로 한 6개 분임으로 참석자들이 나뉘어 국정과제 난상토론을 벌였다. 정부의 하반기 집중 추진 과제와 윤석열정부의 대표브랜드 과제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직접 분임 토의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문제 해결을 위한 100일 비상플랜 ▶무너진 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한 일관된 정책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등의 주제가 다뤄졌다. 2시간가량으로 예정됐던 토론과 각 장관의 발표는 예상보다 길어져 워크숍은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어진 오후 7시에 종료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업무보고와 마찬가지로 워크숍도 형식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토론에 중점을 뒀다”며 “토론의 열기가 뜨거워 예상보다 늦게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직접 발표를 맡은 것도 국정운영에 장관이 나서고 스타 장관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장·차관들의 현장 방문과 국민 소통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장·차관과 처장 및 청장께서도 늘 현장을 가까이 하라”며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정책이 국민의 눈과 귀에 쏙쏙 들어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조직과 예산·인사·문화를 유연하게 바꿔 국민의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국회 원구성을 맞아 “여·야 구분없이 협력하고 야당에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라”고도 당부했다. 사회 취약계층과 관련해선 “세력화도 못하는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삶을 돌보는 게 우리 정부의 책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尹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 개혁 불가피”

워크숍에선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 하에 6대 국정목표인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와 120개의 세부 국정과제도 확정됐다. 
 
국정 과제엔 탈원전 정책 폐기, 국가재정 정상화,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 능동적 경제안보 추진 등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 포함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토론 결과를 총리실과 각 부처가 구체화해 국정 방향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확정된 국정과제는 7월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