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우영우가 보여주는 ‘서번트 증후군’은 자폐 당사자 중에서도 극히 드물어 내 얘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드라마를 계기로 자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진 것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자폐 사회적 관심도 높이는 부분 있어…뿌듯하게 시청" 긍정적 평가도
김씨는 “좋은 부분은 자폐 당사자를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칭하는 방식, 자폐 당사자의 내면에 집중하는 방식, 이런 시도가 이전에 자폐 당사자를 다룬 미디어에 비해 진보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김씨는 우영우에 대해 ‘서번트 증후군 신화’라고 표현했다. 서번트 증후군은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일컫는데, 현실에서는 ‘신화’라고 할 만큼 우영우처럼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자폐 당사자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우영우는 서번트 증후군 신화라는, 자폐 당사자 중에서도 극히 드문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뤘다. 자폐 당사자가 엄청난 천재성이 있다는 건 자폐 당사자 중에 극히 드문 서번트 증후군이 자극적으로 알려진 결과다. (자폐 당사자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우영우는) 이전 자폐인들을 다룬 미디어의 연장선이었던 부분도 크고, 또 자폐라는 이름을 썼지만, 대다수의 자폐 당사자들에게 ‘이건 내 얘기가 아니다’ ‘내 얘기로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영우를 계기로 자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아예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상황보다는 나아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냥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은 않겠지만, 아직 드라마가 방영 중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이 연기하는 우영우로 인해 다른 자폐성 장애인분들과 많은 장애인분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이들은 우영우를 연기한 배우가 자폐‧장애 당사자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진해은 씨는 “(박은빈 씨는)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자폐 당사자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혜 작가처럼,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출연하거나, 출연을 못 하더라도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직접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우영우, 너무 뿌듯하게 보고 있다…장애 당사자 언니랑 비슷하다” 의견도
사회 적응력의 문제로 지적 기능, 추론, 사회성, 자조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일컫는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이지원 양의 어머니는 “드라마이지만, 지적, 발달 장애 친구들이 성장해서 변호사도 될 수 있고, 나아가서 더 큰 인물도 될 수 있다는 그런 걸 보여주는 계기가 돼서 너무 뿌듯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염색체 결손으로 인해 얻게 된 윌리엄스 증후군으로 인해 심장 질환과 지적 장애를 갖고 있다는 지원 양은 “우영우가 나처럼 예뻐서 좋다”며 “민요 계의 우영우라고 불리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지원 양은 동생 송연 양과 함께 전국 곳곳을 다니며 민요 공연을 하고 음반도 발매하는 이른바 ‘민요 자매’다.
이송연 양은 “우영우가 혼잣말을 하거나 남의 말을 따라 하는 게 언니랑 좀 비슷하기도 해서 드라마지만 잘 살렸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자매의 어머니는 “드라마를 통해 발달 장애 친구들이 두각을 나타내 주니까 많은 비장애인의 거부감이 없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