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적 채용’ 논란을 빚고 있는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우모씨와 관련한 권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글은 “권성동 대행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시작했다. 이어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며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고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며 “장 의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당내 의원, 당원들의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답했다.
추가 확전은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 갈등 전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조기 전당대회냐, 직무대행 체제냐’를 놓고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부각되던 와중에, 지난 10일 윤 대통령 주재 만찬에 권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장 의원이 불참하면서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5일 오찬 회동에서는 화합하는 듯했지만, 사흘 만에 장 의원의 공개 비판이 나오면서 긴장 분위기가 이어졌다. 15일 오찬 때도 장 의원은 “기자들이 어떻게 오찬 장소를 알았느냐”며 주변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권 대표가 국정운영의 조력자로서 늘 긴장을 해야 한다는 충정에서 페이스북 글을 썼다. 별다른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권 대표께서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러면 나는 권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리더십’ 요건이 충족돼야 차기 전당대회에서 권 원내대표를 지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여권에선 “전당대회를 놓고 이해관계가 달라질 경우 둘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국회에서) 소수임에도 똘똘 뭉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권성동 대행체제’를 비판했다. 일각에선 장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전략적 계산”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의원 표현이 좀 세다고 생각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곧바로 수용하는 걸 보고 ‘이번 일 배경에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닌가’라고 추론하는 의원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