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습 때 경호원 3인 대응 늦어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의 참의원 선거유세 현장에선 특별경호를 맡는 경시청 소속의 경호원(SP) 1명과 나라현 경찰 소속의 경찰관 3명 등 총 4명이 경호를 맡았다. 당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가 뒤편에서 아베 전 총리 쪽으로 약 7m를 다가가 총을 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9초. 첫 총성이 울렸을 때 경호인력 4명은 앞을 보고 있어, 뒤에서 접근하는 야마가미 용의자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두 번째 총격이 있었던 것은 그로부터 약 2.7초 후. 경시청 소속 SP 1명은 이때 방탄 기능이 있는 가방을 집어 들고 아베 전 총리 앞을 막으려 했지만, 아베와 2~3m 떨어져 있어 총탄을 막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나라현 경찰 3명은 첫 총격 후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면서 “두 번째 발포 후 2명이 야마가미에게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경찰 1명은 SP 경호인력과 함께 부상을 입은 아베 전 총리에게 달려갔지만, 아베 전 총리를 구하는 데엔 실패했다. 일본 경찰청은 현장에 있던 경호 인력의 역할분담과 경위를 파악해 오는 8월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무기고 같은 집이었다”
마이니치는 야마가미가 지난 5월 일을 그만두면서 생활비가 바닥났고, “생활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범행 계획을 실행해야 해 이달 들어 범행을 결심했다”는 용의지 진술을 전했다.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빠지면서 거액을 기부해 집이 파산했다고 주장하며 담담하게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는 이 종교단체가 아베 전 총리의 영향으로 일본 내에서 확산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 야마가미 어머니는 경찰조사에서 “아들이 큰 사건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장례식을 오는 9월 국장(国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일본이 전직 총리의 장례식을 국가가 부담하는 국장으로 치르는 것은 지난 1967년 요시다 히게루(吉田茂) 전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주도해 치르는 국장은 오는 9월, 도쿄((東京) 부도칸(武道館)에서 치러질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