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에서 조기 전당대회, 비대위 체제 등이 분출하는 와중에 진행된 이날 만찬 회동이 결과적으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정리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이날 만찬에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불참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날 장 의원에게도 연락이 갔으나, 예정된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장 의원이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장 의원은 이날 지역구 행사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저녁 식사를 했고,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불참한 장 의원 측은 만찬 관련 언급 자체를 꺼렸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의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왔다.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나 비대위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완전한 결별을 주장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를 들어 직무대행 체제의 불가피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 이진복 정무수석이 배석하지 않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급 인사의 식사 자리에는 정무수석이 배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과 가깝다고 알려진 이진복 수석도 자리에 없었다니 참석자가 선별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고 전했다.
한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결정되는 11일 국민의힘 중진 모임과 의원총회에 모두 불참했던 장제원 의원은 12일 안철수 의원이 개최한 첫 번째 민·당·정 토론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진석·배현진·김정재 등 친윤계를 비롯한 현역 의원이 40여명 넘게 참석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해 “안 의원님이 당적을 가지신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저를 비롯해 그동안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온 많은 동지의 바람을 잘 살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힘을 합쳐달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김 의원이 장 의원과 접점을 넓혀간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