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는 분양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하거나 주택을 건설하는데 들어간 원가다. 건설사엔 사실상 ‘영업비밀’이었다. 특히 SH는 아파트 분양원가 산정기준이 된 구체적인 항목도 공개했다. 공정별 공사비나 간접비 등 건설원가 항목과 용지비나 이주대책비 등 택지조성원가도 공개 대상에 포함했다.
분양원가 공개 마친 SH, 시장 반응은
일단 후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게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기업이 분양가를 고가로 받는다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 분양원가 공개로 의구심을 해소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파트 품질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SH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가 동일한 품질을 담보할 때만 SH의 분양원가 공개는 의미가 있다”며 “품질 자체가 다르고 공사내역서상 세부내용도 달라 가격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SH의 분양원가를 보고 민간 건설사·시행사가 폭리를 취하는지 논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조언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민간 기업이 주택 사업에 동참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주택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주민과 건설사 간 갈등이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며 “분양원가를 공개했다고 해서 민간 건설사가 분양가를 낮춘다거나 부동산 가격 안정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분양원가 공개가 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LH는 “분양원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고, 사회적 혼란이 우려되며, 도급 건설사의 영업 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는 기대하기 어려워”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김헌동 사장은 “강남권에서 82㎡(25평) 아파트를 건축해도 (원가가) 2억원도 안 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면, 수도권에서 8억~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좀 망설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민간 건설사가 (분양원가를) 어떻게 하는지는 우리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