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영동고속도 대관령 주차장 '북적'
인기 비결은 ‘서늘함’이다. 이곳 대관령면 횡계리는 해발 830m에 있다. 고지대라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
강릉 입암동에서 왔다는 최돈선(70)씨는 “대관령은 지대가 높다 보니 기온이 많이 떨어져 인근 지역과 10도 정도 차이가 나 모기도 거의 없다”며 “강릉 집에선 에어컨을 (온종일) 틀고 살아야 하는데 이곳은 여름에도 긴 옷을 입는다. 이불을 안 덮으면 추워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열대야' 서울보다 기온 6.6도 낮아
실제 이날 오후 8시쯤 서울의 기온은 28.4도, 인근 강릉은 27.5도였다. 하지만 대관령의 기온은 21.8도에 그쳤다. 더욱이 밤이 깊어질수록 기온은 점점 더 떨어졌다. 캠핑이나 차박(차량을 이용한 숙박)을 온 이들 사이에서 점퍼를 꺼내 입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기 용인시에서 온 김모(52)씨는 “용인에서 출발할 때 (기온이) 34도였는데 대관령에 도착하니 20도까지 떨어져 너무 시원하다”며 “원래는 강릉에 갈까 고민했는데 이곳에서 차박을 한 뒤 오대산에 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인근 리조트·호텔은 이미 만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대관령은 전국에서 가장 시원한 곳 중 한 곳이다 보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엔 대부분 예약이 다 찬다”고 설명했다.
강원 태백시도 여름철 시원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강원도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는데 태백시만 제외됐다. 특보는 시·군 단위로 발효한다. 당시 대관령이 포함된 평창군도 전체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8일 찾은 낙동강 발원지 태백 황지연못 주변은 낮인데도 무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기온이 낮은 데다 이따금 부는 바람까지 시원했다. 해가 떨어지자 황지동 인근 산에선 강한 바람이 불었다. 서늘함마저 느껴졌다.
황지동에서 만난 이성연(39)씨는 “(7월인데) 태백은 아직 여름이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서늘해 놀랐다. 따뜻한 옷을 챙겨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 내륙은 무덥다. 기상청은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예보한 상태다. 대관령, 태백을 제외한 내륙에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온열 질환 발생 및 전력 사용량 증가로 인한 정전 등이 우려된다.
강원지방기상청 박세택 예보관은 “폭염영향 예보를 참고해 농·축·수산업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아 햇볕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 이밖에 더위를 피해 계곡이나 해수욕장 등에서 물놀이 시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