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네 車 추락설도 나왔다…아우디 '변속기 P'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2022.06.30 14:40

수정 2022.06.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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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한 달 만에 전라남도 완도군 앞바다에서 조유나(10)양 가족의 승용차가 29일 발견됐다. 그런데 30일 경찰에 따르면, 물속에서 인양한 차량의 변속기가 주차 모드(P·Parking의 약자) 상태였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자동차 고장으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고장 차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자동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 일가족이 탔던 아우디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뉴스1]

 
유나양 가족의 승용차는 2018년식 아우디 A6다. 완도군 송곡선착장 방파제에서 80m 지점인 가두리 양식장 아래서 발견됐다. 방파제에서 바다로 차량이 이동하려면 변속기 기어가 주행 모드(D·Drive의 약자)이거나 중립 모드(N·Neutral의 약자)일 때 가능하다.  
 
방파제에서 80m 지점에 승용차가 빠져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경찰은 “사고 당시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은 뒤 바로 (차량이) ‘쿵’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사고 당시 차량의 변속기는 주행 모드일 확률이 크다는 의미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10) 일가족의 아우디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뉴스1]

 

“조류 등 외부 충격이 원인일 확률은 낮아”

그런데 어떻게 변속기가 주행 모드에서 주차 모드로 바뀌었을까. 변속하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변속기 기어봉을 앞으로 조작해야 한다.  


일단 바다에 빠진 이후 조류 등 외부의 충격으로 변속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박병일 카123텍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국내 자동차 1호 명장이다. 
 
바닷물이나 바닷속 구조물을 차량이 정면으로 들이받아 차체에 큰 충격이 왔다면, 변속기가 뒤로 움직였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때 변속기 레버는 뒤쪽으로 움직였어야 한다. 그런데 A6 자동변속기의 주차 모드는 가장 앞쪽에 있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변속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인근 앞바다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10) 일가족의 아우디 차량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양의 아버지가 물에 뛰어든 후 무의식적으로 변속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에 대해 박병일 대표는 “물에 빠지면 본능적으로 발버둥을 치거나 손을 휘저으며 주변 물체를 밀어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기어봉을 앞으로 밀면서 의도치 않게 변속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A6의 기계 결함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