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미 안 보이는 목욕업계
목욕탕·사우나 등은 환기가 어려운 폐쇄적인 공간에 사람이 한데 모이고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는 업종 특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12일 한 맘 카페에는 “요새도 목욕탕을 가나. 아직도 위험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는 “마스크 쓰고 목욕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월정액을 내고 대중목욕탕을 애용해왔다는 김모(60·여)씨는 “거의 매일 드나들던 곳이었지만 계속 안 가다 보니 이제는 갈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생활고에 ‘투잡’ 뛰는 업주도
목욕 업계에 매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업주들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수년간 대중목욕탕을 운영해온 A씨(65)는 주말인 이날(25일) 가게를 지키지 않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A씨는 “어차피 손님은 한 명도 없고 먹고 살기 너무 힘들어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업계 성수기인 올해 겨울철까지만 일단 버텨볼 생각이라고 한다. A씨는 “목욕탕 안에서 들려오는 세찬 물소리를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목욕탕에 사람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목욕 문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인 세신샵’에 대한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1인 세신샵 ‘내돈내산(내가 돈 주고 내가 샀다)’ 후기를 최근 한 지역 맘 카페에 남긴 네티즌은 “코로나19 2년 반 만에 세신을 받았는데 60분에 5만9000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적었다.
사람 접촉 없이 목욕할 수 있는 공간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개별 호실에서 온천욕이 가능한 경기도 화성 월문온천 내 숙박업소들은 이날 오후 대부분 만실이었다. 이날 대실·숙박을 모두 마감한 한 업소 관계자는 “방에서 온천욕을 개별적으로 즐길 수 있어 주말마다 1인 손님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말 가족과 이 일대를 찾기로 한 직장인 임모(49)씨는 “코로나19 후 나와 아이들만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장소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