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영주에, 오후 2시엔 서울에?
검찰은 매주 토요일, 영주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 고3 학생이 출석할 수 있었는지 의심합니다. 가장 중요하다는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인 4월 27일에는, 조씨가 서울에서 열린 다른 대외활동인 '서울시 청소년 참여위원회'에도 불참한 것으로 나오거든요. 게다가 5월 25일 일정은 좀 더 의아합니다. 오전 10시에 영주에서 강좌를 듣고, 오후 2시에 서울시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당일 청소년 참여위원회 일지에 조씨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당시 이 프로그램의 교수진으로 참여한 장 모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이날 법정에 참석한 장 교수는 4월 27일과 5월 25일 모두 조씨가 참석했을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4월 27일 강좌는 정 전 교수가 강의하고 자신이 진행자를 맡았는데, 동료 교수가 조씨를 데리러 터미널까지 나갔다는 겁니다. "조금 늦은 두 사람이 교실로 들어온 장면이 기억난다"라고도 했습니다.
또 5월 25일 수업은 진중권 당시 동양대 교수가 맡았는데, 당시 조씨가 강의를 듣다가 일찍 서울로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조씨가 평소에도 진 전 교수를 좋아해, 질문 시간에 조씨가 있는지 찾았었다"는 겁니다. 다만 당일 조씨의 얼굴을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조씨는 오전 10시 진 전 교수의 강좌를 듣고 서울 청소년 참여위원회 활동을 하러 빠르게 이동한 것이 되죠.
그러자 검찰은 장 교수에게 영주-서울 버스 편을 아느냐고 묻습니다. "영주터미널에 직접 가봤다"면서요. 동서울 터미널이냐, 강남 터미널이냐를 두고 잠깐 논쟁이 있었는데, 서울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오후 2시까지 도착하려면 영주터미널에서 오전 10시 30분 버스는 타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조씨는 인문학 콘서트 강의를 정말 들었을까요? 4월 27일과 5월 25일 강의를 들은 조씨는 온라인 게시판에 수강 후기를 씁니다. 이 수강 후기로 수료식에서 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검찰은 이 후기를 올린 닉네임 '가르'를 주목합니다. 그러면서 한영외고 온라인 카페에서 '가르'라는 닉네임이 자신을 학부모라고 소개하는 글을 제시합니다. 정 전 교수가 후기를 썼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또 조씨가 정말 진 전 교수의 수업을 잠깐 듣고 서울로 떠났다면, 상을 받을 만한 수강 후기까지 쓸 수 있겠냐는 의문도 남습니다.
동양대 교수,“조원 학교서 봐”…檢, “수강 증명 안 돼”
그러자 검찰은 "영어 에세이 수업 현장에서 만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박합니다. 점심을 먹었다는 것만으로 수강을 증명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또 장 교수가 조씨를 만난 횟수나 시기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재판을 열어 심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