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전국 27개 하수처리장서 모두 검출
산업·항만·휴양지역 13개 처리장을 일주일 이상 조사한 결과로도 필로폰은 모든 곳에서, 엑스터시는 9곳, 암페타민은 8곳에서 검출됐다. 식약처는 "산업·항만 지역에서 일반 지역보다 필로폰과 엑스터시 사용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범진 아주대학교 약학 교수(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퇴치연구소장)는 "마약류는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서 유입되는 만큼 그 지역에서 마약사범들의 불법적 거래가 많이 일어난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로폰·코카인 사용 추정치, 1년 전보다 증가
이번 조사에서 필로폰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23mg으로, 1년 전 동일 지역 평균 약 21mg보다 약간 증가한 수치다. 유럽연합(약 56mg·2021년 기준)의 41%, 호주(약 730mg, 2021년 8월 기준)의 3% 수준이다. 코카인 역시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이 1000명당 약 0.6mg으로, 2020년(0.3mg) 대비 다소 늘어났다. 이범진 교수는 "필로폰 23mg을 1000명으로 나누면, 양 자체는 효과적인 면에서 크진 않다"면서도 "다만,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 사용 전에 버려진 건지, 사용 후 일부가 버려진 건지 등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경유로 마약이 하수에 유입됐는지가 함께 분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처리장을 통한 조사는 버려진 마약류가 하수에 유입됐을 가능성과 함께 강수량 등의 변수로 인해 한계가 있다. 다만, 수사 기관의 적발 외에도 실제 사용되는 마약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주와 유럽 등 해외에서도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결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약 수사·단속 기관에 해당 정보를 제공하고, 집중 조사가 필요한 지역은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