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업엔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과 영국 13개 철도 회사에서 일하는 철도해운노조(RMT) 소속 약 4만 명이 동참했다. 이날 열차 80%의 운행이 중단되고, 철도 일부와 런던 지하철 대부분이 폐쇄됐다. 파업 다음 날인 22일에도 철도 운행은 정상 수준의 60%만 이뤄졌다. 노조는 오는 23, 25일에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RMT는 이번 파업의 이름을 '불만의 여름(summer of discontent)'으로 정했다. '불만의 겨울' 당시처럼 대규모 파업을 전 산업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RTM은 "영국의 모든 도시에 걸쳐 산업 활동 조정(파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의 우체국인 로열 메일 근로자들이 소속된 노조는 투표를 거쳐 오는 8월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교직원 노조는 물가 상승률에 맞는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의료 종사자 노조는 파업 투표를 고려 중이고, 국선 변호사 협회는 오는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텔레그래프는 "철도 파업은 '불만의 여름'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1978~79년 당시 정부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임금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자 이에 반발한 여러 경제 분야의 노조들이 총파업을 벌이면서 영국 사회는 대혼란에 빠졌다.
이번 철도 파업은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겨우 활기를 찾은 식당·카페·술집 등의 영업을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BC 등은 집계를 인용해 이날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런던은 77%에서 98%로, 리버풀은 48%에서 55%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RMT와 사측은 22일 협상에 나서 타결될 경우 25일 파업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촉발시켰다. 벨기에에선 브뤼셀 공항 노조 등 여러 노조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은 다음 달에 파업할 예정이고,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스페인 승무원들은 다음 달 7일간 파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