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원의 부동산 노트]속도 내는 부동산 세제 완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올해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경감에 가속 페달을 밟은 데 이어 다주택자 종부세 완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새 정부 올해 보유세 완화 방안
1주택자 이어 다주택자도 낮춰
일시적 2주택 등에 1주택 적용
내년에 세율 인하 등 추가 완화
올해 보유세, 2020년보다 적어
올해 1주택자 보유세가 윤 대통령이 공약한 2020년 수준보다 더 내려갈 전망이다.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45%로 낮아진다. 여기다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세율 0.05%포인트씩 인하 효과까지 겹쳐 세금이 40~5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의 올해 보유세는 더 후진한다. 올해 공시가격이 81억3500만원이다. 당초 예상된 보유세가 종부세 1억2000만원 등 1억5000만원이었다. 정부 대책에 따라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 조정에 이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00%에서 60%로 낮아지면서 종부세 6000만원 등 총 8100만원이다. 2019년(종부세 6200만원 등 8700만원)보다 적다.
고가주택이 중·저가주택보다 보유세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이번 대책으로 종부세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종부세 공제금액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3억원 늘어나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재산세보다 더 내려가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70억원인 트라움하우스5차 종부세 과세표준이 40억원으로 30억원이나 줄어든다.
김종필 세무사는 “공제금액 확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 조정으로 2020년 이후 공시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올해까지 2년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37%다.
1주택자만큼은 아니지만 다주택자도 올해 종부세가 꺾인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다주택자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재산세는 기존 60% 그대로다.
일시적 2주택 등 종부세 14억 공제
일시적 2주택자 등 일부 다주택자는 종부세가 훨씬 더 줄어든다.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 등으로 주택을 두 채 갖게 됐는데도 다주택자 중과 적용을 받는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사 등의 이유에 따른 일시적 2주택과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공시가격 3억 이하)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시적 2주택 2년간, 상속주택은 공시가격에 따라 5년 이상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세 가지 방법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데 정부는 세금 인하 폭이 중간인 방식을 택했다. 두 집 공시가격을 합치되 공제금액과 세율에서 1주택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등록임대주택처럼 합산배제 방식을 취해 아예 집이 없는 것으로 볼 때보다 세금이 다소 많지만 공제금액을 2주택 기준(6억원)으로 하고 세율만 1주택 세율을 적용하기로 한 지난 2월 상속주택 완화와 같은 방식보다는 줄어든다.
정부는 다음 달 세율 인하 등을 포함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올해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1주택자 세율을 문 전 정부 이전 수준으로 낮추고 다주택자 중과를 폐지해 가액 기준으로만 과세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 금액이 전년도 대비 늘어날 수 있는 한도인 세부담상한(현재 1주택 50%, 다주택 200%)도 낮추기로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에 따른 매물 증가와 전반적인 시장 약세 분위기에 보유세 완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